단풍, 그 처절한 몸부림… 아름다움

Nov 21, 2013 No Comments by

나무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고마움 중에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헌신이 바로 단풍이다. 그러나 단풍이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만 그치는 것이 맞는지 한번쯤은 나무 입장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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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겨울이란 최대한 영양분을 비축해서 내년 봄까지 몸을 유지해야하는 절박한 시기이다. 나무는 겨울이 다가오는 것을 생리적으로 안다. 하루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면 나뭇잎과 가지사이에 ‘떨켜층’이라는 단단한 세포층을 형성해 겨울 맞을 준비를 한다. 떨켜층이 만들어지면 뿌리에서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수분이 공급되지 않고 잎에서는 계속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지만 광합성으로 생성된 양분이 떨켜층 때문에 줄기로 이동하지 못하고 잎 속에 남아있게 된다. 이로 인해 나뭇잎에서 초록색을 띠고 있는 엽록소는 분해되고 그 양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때 엽록소 때문에 드러나 보이지 않던 카르티노이드와 안토시아닌이 엽록소 자리를 대신한다.

카르티노이드는 노란색이나 황색을 띠는 색소이고, 안토시아닌은 붉은 색을 띠는데, 그 성분이 세포액에 녹아 있다가 늦은 여름부터 생성되어 잎에 축적된다. 이들은 분해속도가 엽록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려서 나뭇잎은 일시적으로 노란색과 붉은 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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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이 붉게 물드는 과정은 은행잎이 노랗게 되는 것보다 복잡하다. 단풍잎에서 붉은색을 내는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나뭇잎이 광합성으로 만들어 낸 당분이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치면서 생성된다. 결국 단풍은 식물 잎에 함유된 색소들의 분해시기가 각기 달라서 일어나는 발현현상인 것이다.

노란색과 붉은색의 카르티노이드와 안토시아닌도 분해되고 나면 나뭇잎에는 쉽게 분해되지 않는 탄닌색소가 남게 되어 나뭇잎은 갈색을 띠게 된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낮아지고 공기도 건조해지면 나뭇잎의 수분이 부족해 나무들은 겨울을 나기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린다. 나무 하나에 나뭇가지 또는 시기에 따라 다른 색의 잎을 달고 있는 이유는 이들 색소의 분해속도가 가지마다 다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진행되는 단풍을 단순히 나무의 생리적 특징, 과학적 상식으로만 이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단풍을 예쁘게만 보는 즐거운 눈도 좋지만 단풍의 아름다움 이면에는 나무의 살기위한 생존의 몸부림도 있다는 것을 함께 바라봐주면 좋겠다.

지구는 지금 지속가능한 미래를 두고 자연에 대한 오염과 훼손이 빚어낸 생존게임을 하고 있다. 나무의 존재와 개체수는 지구생명의 존속을 결정짓는 잣대이다.

단풍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권리이전에 나무를 이해하고, 이들을 보살펴야만 인간의 미래도 유지된다는 깨달음과 실천이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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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안만홍의 Eco-Eye, 에코힐링,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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