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동 노루우물 매립계획, 아직도 개발독재시대인가?

Oct 13, 2014 No Comments by

시흥시 장곡동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장현지구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장곡동의 지역유산인 500년 역사를 지닌 노루우물을 매립하려하자 주민들이 반발하며 노루우물보존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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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노루우물 주변을 공원용지로 설정하고 보존을 약속했던 LH가 올해부터 사업성을 위해 우물을 매립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계획변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독재시대에나 있을법한 일이 지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사업을 통해 생태를 훼손하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우리는 충분히 학습하였다. 최근에 벌어지는 4대강에서의 수질오염문제, 대기업들의 담합으로 이루어진 부정비리문제, 경제도 어려운 판에 국비 30조나 되는 사업비를 낭비하여 국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LH공사는 개발사업의 적자를 메꾸려고 이곳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아파트 한 동을 지으면 얼마나 남을까? LH공사의 2013년 기준 부채가 142조이다. 하루 이자로 날리는 돈만 123억이나 된다. 실로 천문학적 숫자이다. 노루우물의 면적이 얼마나 되는가? 아파트 한 동 아니면 기껏해야 2개동? 이곳에 아파트를 지어도 LH공사 빚의 하루 이자 5분의 1도 이윤을 얻지 못할 사업을 사업성을 이유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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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프라이부르크에는 매년 50여개 국가에서 1만여명이 생태환경주제로 벤치마킹 온다고 한다. 관광객은 300만명 정도가 찾는다고 한다. 이들이 보고 배워가는 도심명소 중에 ‘베히레’라는 인공수로가 있다. 도시인근에 강물을 끌어 도심곳곳에 1급수의 물이 흐르게 한 인공수로이다. 도시곳곳에서 아이들이 발 담그고 노는 장면과 발 담그고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도심물길은 도시의 바람길이다. 도시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밀어내는 작용과 아울러 도심온도를 식혀준다. 도시주민들의 정서적 안정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장곡동의 노루우물은 독일의 베히레를 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지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례는 여럿 있다. 부천의 시민의 강은 굴포천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끌어다 흘려보내는 인공수로이다. 물이 없어서 도시에 하수처리장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곳이 만들어진 후 마을의 가치가 솟았다. 집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올랐고, 집이 없는 사람들도 가까이 물이 있어 휴식과 여가공간을 활용하여 좋아한다. 주변 상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덩달아 장사가 잘된다. 물이 없는 곳을 인공적으로라도 만들어 주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려는 부천시의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장곡동의 노루우물은 1급수의 생수이다. 사시사철 가물지 않고 샘솟는 생명수이다. 이러한 물을 장곡동의 마을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장곡동은 시흥시의 명소, 아니 대한민국의 ‘베히레’로 조성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한 것이다. 토목적으로도 가능한 사업이다.

생태와 문화자원의 가치를 폄하하여 아파트분양으로 얻는 눈 앞의 이윤에만 집착하는 LH공사, 이들의 모습에서 개발독재의 화신이 보인다. 전 세계 선진국에서 도시의 생태문화자원을 잘 보전, 활용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경제적으로도 부를 누리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전 도시가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환경도시를 내세우는 세상이 아닌가. LH공사가 국민 위에 존재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면 이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Best, 안만홍의 Eco-Eye,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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