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동에서 생태마을학교가 가지는 의미

Jul 08, 2015 No Comments by

지난 7월 7일 송운초등학교 도서실에는 정왕동 지역소재 3개 초등학교 학부모들 50여명이 모였다. 이들 학부모들은 3개 초등학교(서해초,시흥초,송운초)가 생태마을학교에 참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왜 하는지 설명을 듣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1시간 남짓 필자의 강의로 진행한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은 마을교육공동체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아차리고 생태마을학교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이해했다. 생태교육은 이제 전 세계가 선택한 필수교육이다. 생태교육이 아이들의 감성과 인성을 향상시키고 사회공동체적 협응력을 길러준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보편화된 지 오래다. 독일의 숲유치원 출신 유아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서 다른 유치원 출신들보다 훨씬 뛰어난 협응력과 리더쉽, 집중력을 보여주고 학업 성취도가 매우 높게 나온 결과도 이미 오래전부터 회자되어 온 사실이다. 이런 저런 연구결과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생태교육은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치유를 위한 생태치유프로그램으로도 가치가 높다. 생태교육은 이제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 어린이들 아니, 생애주기별 모든 인류에게 해당하는 교육이자 체험, 그리고 치유과정이다. 정왕동에서 이러한 생태교육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첫출발을 내딛었다. ‘정왕생태마을학교’가 그것이다.

정왕생태마을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의 핵심사업인 꿈의 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 지원하는 시흥마을학교 사업이다. 생태마을학교가 다른 마을도 아닌 정왕동에 자리 잡아야 하는 의미가 나름 깊다. 정왕동 주민이면 모두가 겪는 시화반월공단에서 넘어오는 대기오염과 악취, 정왕동 하천의 물이 없어 냄새와 탁한 물을 바라봐야 하는 주거환경의 열악함. 이곳에 생태마을학교라니? 물 좋고 산 좋은 동네이야기가 아닌가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마을을 떠올려 보면 답이 나온다. 공단과 마을을 가로 짓는 완충녹지대의 숲이 보인다. 시화신도시 개발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완충녹지대를 도심의 숲으로 만들어 줬다. 옥구공원까지 도심 숲이 거침없이 깔려있다. 이런 도심 숲이 있는 도시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되는지…

정왕동을 4분하며 시화호로 뻗어있는 인공하천이 보인다. 하천모습은 그런대로 갖추었는데 물이 없어서 저모양이다. 물만 흐르면 물고기가 숨 쉬는 아이들의 하천수생태학습장으로 제격이다. 한 편으로만 보면 환경오염도시 정왕동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도심 숲과 커다란 도심하천이 어우러진 생태자원이 풍부한 정왕마을이 보인다. 정왕동의 정체성을 야누스의 이미지로 정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마을자원의 활용가치를 최대한 극대화하여 마을의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것이다. ‘정왕동은 생태교육마을이다.’는 모토를 실현해 보자는 의지이다.

대부분의 정왕동 초등학교 아이들은 정왕동이 태어난 고향이다. 이 아이들에게 고향다운 정왕동을 안겨주자는 것이다. 공단도시라는 태생적인 한계만 붙잡고 괴로워하지 말고 현재의 긍정적인 요소인 마을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이야기이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들에게 내 고향이 좋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만들어주자는 이야기이다. 정왕생태마을학교의 시작이 가지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시범학교처럼 시작된 이 사업이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일회성이 아닌 지역기반사업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시흥시와 교육청의 지원이 계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정왕생태마을학교에 참여한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시흥교육시민포럼을 비롯한 마을의 사람들이 이 길을 다져야 한다. 아이들은 이들이 다진 길 위에서 마음껏 고향을 누릴 것이다.

안만홍의 Eco-Eye,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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