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흘러야 한다.

Aug 20, 2015 No Comments by

지난 8월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 동안 부산에서 전국강대회가 열렸다. 올해 14회차 맞은 ‘한국 강의 날 전국대회’는 전국 44개 지역, 1000여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성황리에 치뤄졌다. 필자가 단장을 맡고 있는 시흥시 뷰티플하천추진단이 44개지역이 겨룬 경연대회에서 상위권인 ‘우수하천교육공동체상’을 수상하여 의미가 더욱 깊어진 대회였다.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기본 주제어가 ‘물은 흘러야 한다.’이다. 4대강 사업과 낙동강 하구둑으로 인하여 낙동강 수질이 나빠지고 있는 현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번 대회에서는 낙동강 하구둑을 개방해야한다는 슬로건도 걸려 있었다. 흐르는 물을 보를 설치해 가두면 물이 많아져서 좋아지기는 커녕 부영양화로 인해 수질이 나빠진다. 4대강 사업의 실패는 우리에게 물은 흘러야 한다는 기본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무려 국민혈세 30조 가까이 소모한, 엄청난 댓가를 치룬 교훈이다.

시흥시 정왕동에 4개 인공하천이 있다. 이곳이 ‘물은 흘러야 한다’는 기본진리를 지키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거대한 간선수로 즉, 빗물수로로 만들고 20년째 썩어가고 있는 곳을 몇 해 전 200억을 들여, 소위 ‘자연형 하천공사’를 준공한 곳이다. 자연형 하천의 기본 잣대는 물이다.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이 자연형이 될 리가 없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 정왕동 하천에 물이 없다. 발원지가 없으니 자연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을 수 없다. 그래서 하천마다 공업용수를 흘려보내기 위해 관로를 묻었다. 그런데  물이 흐르지 않는다. 물값 때문이다. 매일 계속 물을 흘려보내기엔 물값이 없다는 얘기다. 물값을 전적으로 시흥시가 부담해야 한다. 시흥시가 수자원공사로부터 인공하천을 인수 인계받았기 때문이다. 매일 하천을 바라봐야 하는 정왕동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실로 황당한 이야기이다. 수공과 시흥시간 법적관계나 행정 처리 문제는 주민입장에서 보면 고려할 일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한 가운데 떡하니 하천이라고 있는데,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수자원공사가 매립하여 조성한 도시에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한 주민들이다. 하천은 주민들의 주거환경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도시를 조성한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실패한 도시계획 결과인 정왕동의 현재를 묵묵히 살아가는 주민들의 속은 박탈감조차 사치스러워 보인다. “나는 정왕동에 산다.”자랑질 한번 해보면 좋겠는데…… 부천, 안산으로 영화 보러 가고, 백화점 쇼핑 간다.

누군가 책임여야 한다면 가장 먼저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수자원공사이다. 이명박 전 정부가 4대강 사업 한다며 부채에 허덕이는 수자원공사에게 8조를 슬쩍 떠 맡겨도 아무 말 없이 수행한 이들이다. 정왕동에 15만이 산다. 물이 흐르는 도시로 복원시키는데 100억도 채 안 들 것이다. 물만 흐르면 된다.

수자원공사 시행한 시화MTV산업단지 개발사업의 목적이 시화지구 환경개선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환경개선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화호를 매립하여 또 다른 환경파괴를 자행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정왕동 환경개선사업을 위한 사업비는 제대로 써야하는 것 아닌가. 환경개선사업비 4,500억원의 실체를 따지자고 덤비면 한도 끝도 없다. 여기서는 한가지만 꼭 짚고자 한다. 정왕동 4개 인공하천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만들어 주민에게 돌려달라고 지면을 빌어 점잖게 호소해 본다.

안만홍의 Eco-Eye, 칼럼•에세이

About the author

The author didnt add any Information to his profile yet
No Responses to “물은 흘러야 한다.”

Leave a Reply